“수평적 리더십ㆍ파격적 인사로 국민에게 감동 보여줘”









취임 한 달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초반 국정 운영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인사, 업무 수행 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민과 소통하는 리더십에다 파격적인 인사,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책 추진 등으로 초기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국일보 대선보도 자문위원들은 7일 한국일보사에서 좌담회를 갖고 문재인 정부 출범 한달 간의 활동을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 경착륙할 것으로 봤지만 오해였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합리적ㆍ법적 리더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도 “비주류 인사 중 능력 있는 사람을 발탁하고, 여성들을 중용하고 타 정파 사람들도 폭넓게 등용하면서 인사에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최병호 부산대 교수도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일들을 업무지시를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다만 자문위원들은 여소야대 정국과 복잡한 외교 관계, 어려운 경제 여건 등 문재인 정부 앞에 놓여 있는 상황이 만만치 않다며 지속적인 국정 성공을 위해서는 국정 과제의 우선 순위를 잘 정하는 동시에 야당과의 협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정적이고 일관적 메시지로


탄핵정국 5개월 외교 공백 메워


사회적 약자 배려 노력도 보여”



◆리더십 평가

이준한= 지난 한달간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하면 상당히 좋은 리더십을 보여줬다. 정치적 리더십에 세 가지 형태가 있는데 역대 대통령을 살펴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대표적 사례다. 신하와 왕 관계의 전통적 리더십을 대표하는 것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다. 마지막 합리적ㆍ법적 리더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취임 후 야당 당사를 방문하는 등 여러 면에서 소통적 수평적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라고 한 것도 과거에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다. 공감 능력도 돋보인다. 5ㆍ18 추모식에서 유족을 안아 주는 모습이 대표적이었다. 현충일 기념식도 감동적이란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비정규직, 가습기 피해자, 치매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노력도 눈에 띈다. 합리적 리더십의 또 다른 측면인 비전 제시 능력도 선보이고 있다. 이념으로 편을 가르지 않겠다고 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줬다.

박영준= 메시지 관리와 발신도 좋았다. 외교안보분야의 경우 취임사와 연설을 통해 대외 관계에서 안정되고 일관된 메시지를 보였다. 대미 대중 대북관계에서 첫 번째 메시지가 어떻게 나오느냐를 두고 다들 주목했을텐데, 상당히 신중한 언어를 골랐다. 또 5월 14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위기관리 대응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즉각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박근혜 정부의 국가안보실장을 불러 초동 조치를 취했다. 비서실장이 당일 대응 상황을 분 단위로 공개한 것도 국민들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측면이었다. 4강 특사 파견도 긍정적이었다. 탄핵정국으로 5개월 동안 외교 부재 상황이었는데, 외교적 공백을 메우려 한 부분도 평가하고 싶다.

최병호= 다들 공감하듯이 문재인 대통령 리더십은 탈권위적이고 수평적인 리더십이고 그 키워드로 소통, 상식, 공감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민들의 기대감에 부합해 지난 한달 간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사실 리더십은 진공 상태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우리 현실의 복잡한 갈등과 이해관계 충돌 속에서 나온다. 저는 어떤 유형의 리더십이 항상 성공한다고 보지 않는다. 결과론일 수 있는데, 정권이 성공하고 국민들이 행복해져야 그 리더십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해관계 충돌을 잘 조정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만큼 국정과제를 수행하느냐가 성공적인 리더십의 관건이 될 것이다.

◆인사 평가

이준한= 한 달간의 인사를 보면, 당선 직후 인수위도 없이 국정을 맡은 것을 고려하면 박하게 평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사를 아무리 잘 했어도 측근 중의 한 명, 예컨대 양정철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갔다면 빛이 바랬을텐데 일찍 정리가 됐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신의 한 수’라는 말까지 들었다. 다만 장관 후보자들에게 대해 사후적으로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증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문재인 정부 인사에서 일부 문제가 드러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만 봐도 취임 후 5개월이 넘어가는 동안 인선을 아직 다 못 마쳤다. 그 가운데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두 명은 낙마했다. 장관이나 기관장 임명 할 때 서둘지 말아야 한다. 검증이 된 사람, 납득할 만한 사람들로 인사를 하는 게 중요하지, 국무회의를 구성하기 위해 빨리 하는 건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인사청문 검증 기준도 새롭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표절이나 위장전입 등의 경우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 전의 일까지 문제 삼는 게 합당한가. 여기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않으면 전문성이나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는 문제가 발생한다.

박영준=박근혜 정부 초기 인사와 비교해보면 세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주류가 아니라 비주류 중 능력 있는 사람을 발탁하고, 여성들을 최대한 중용하고 있다. 또 타 정파 사람들도 폭넓게 등용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나 이명박 정부에서 너무 자기 사람들만 등용해 실망감을 준 것과 비교된다. 인사에서도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만 외교 안보분야의 경우 강경화 후보자나 조현 외교2차관은 주로 다자외교를 전문으로 한 분들이다. 또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나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등 남북 대화론자들이 전면에 배치된 반면 북핵에 단호한 대응을 보여줄 만한 인사들은 빠져 있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울러 공직 후보자에 대한 엄정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가 정책 방향을 검증하기 보다 흠집내기로 흐르는 것은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병호=강경화 후보자가 어떤 외교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 보다 탈세나 위장전입, 이런 게 전면에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문 대통령이 5대 인사원칙을 말씀했는데, 사실 정부 요직에 갈 수 있는 50대 후반이 살아온 것을 보면, 지금의 눈높이에서 잣대를 대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적인 개념으로 가야 하지 않나 싶다. 그간 인사에서 편가르기ㆍ코드 인사ㆍ돌려막기 등의 말이 많이 나왔는데, 이에 비해 지금까지 인사는 상당히 신선하고 감동의 여지도 있다. 다만 인사 잡음이 나오면서 추가 인선을 하지 않고 있는데, 5대 원칙에 맞는 사람들을 구하려다 보니까 상당히 애로를 겪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준한=문 대통령이 총리 등 인선시 인사 배경을 직접 소개해 신선했는데, 임기 내내 이런 전통을 세워줬으면 좋겠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체 왜 저런 인사가 이뤄졌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정말 많았지 않았나(웃음).

박영준=대통령이 새 인사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 교체할 때도 퇴임자에 대해서도 평가해주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국가 차원에서 인재를 보호한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문자로 퇴임 소식을 전하는 일은 해서는 안되고(웃음)

최병호=김상조 후보자에 대해 동료경제학자 등 498명이 지지 성명을 냈다. 전문가를 포함해 국민들이 적어도 이런 인사는 잘 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데, 이런 인사를 계속하면 좋은 기조로 가지 않겠나 기대할 수 있다.


“국정교과서 폐지ㆍ미세먼지 대책 등


국민에게 울림을 주는 업무 지시


참모들과 격의 없는 모습 보이기도”



◆업무수행 평가

이준한=저는 사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 경착륙해서 불안정할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한 달을 돌이켜보면 내가 오해를 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으로 국정 운영을 했다. 전임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과 비교된 면도 있겠지만, 문 대통령이 과거 청와대에 근무해서 국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샅샅이 알고 있기 때문에 국정의 맥을 짚으면서 틀어쥐고 갈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다른 후보들이 대통령이 됐으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국정교과서 폐지나 미세먼지 대책 등 일련의 업무 지시들은 국민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것들이었다. 또 이전 정부와 달리 밀실에서 진행한 것도 아니고 기록으로 남겼다. 다만 이런 것들이 계속 유지되느냐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자유한국당이 7월 전당대회를 통해 전열을 갖추면 정권 초반부터 여야 대치로 도전을 받게 될 가능성이 많다. 앞으로도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 위주로 탄력을 받아서 추진하지 않으면 협치도 무산되고 높은 지지율도 꺾일 수 있다.  

최병호=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공감대가 넓게 형성됐고 문재인 후보가 그 적임자로 평가됐지만 정책 능력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주 예상 밖으로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일들을 업무지시를 통해 체계적으로 잘 대응했다. 그 내용도 보면 안전, 민생 등으로 국민들이 목말라하는 순서대로 이뤄졌다. 지난해 탄핵 정국 이후 정부 기능이 멈추면서 정책에 대한 상당한 갈증이 있었다. 또 업무지시가 국민들과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에서도 좋은 효과가 있었다. 다만 대통령이 업무지시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중요한 일들은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야소 야대 정국에서 협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협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향후 국정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박영준=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참모들과 격의 없는 토론 모습을 보여주고 업무 지시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국민들에게 ‘대통령이라면 원래 이런 것이다’라는 걸 보여줬다. 예를 들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처럼 이전 정부가 미흡하게 처리했던 것을 과감하게 지시해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단 이것이 독단적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가령 사드 발사대 보고 누락과 관련해서 국방부가 충분하게 보고하지 않았다면 재차 보고를 지시할 수 있었는데 보고 누락으로 단정하면서 불필요하게 논란이 커졌다. 지금은 국무회의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대통령의 지시가 나가기 이전에 국무회의나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중지를 모아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

최병호=문 대통령이 참여한 수석보좌관 회의가 참 신선했다. 이전에는 대통령과 수석과의 거리가 멀었고 수석들도 넓게 자리를 잡았다. 참모들이 항상 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받아 적는 모습이 5년 동안 지속됐다.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과 수석들의 어깨가 서로 가까이 붙어 있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된다. 이런 모습이 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크다고 본다.


“남북 관계 등 보수 반발 불 보듯


갈등 해결 위해선 협치가 중요


‘성공한 대통령 염원 보답해야”



◆공약이행 전망

최병호=공약집을 보면 최종적으로 정리된 공약은 10가지다. 핵심은 일자리 만들기다. 이 공약은 경제⋅사회⋅복지를 포괄하는 복합적 정책이다. 전 정권과 대비되는 점은 ‘747’⋅’474’로 상징되는 성장중심적 경제공약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성장목표를 정하지 않고 공공부분 일자리 81만개 창출이 핵심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세계경제를 이끌어온 신자유주의의 기조에서 벗어난 것이다. 2000년대말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가 한계를 드러내자 대안 모색 차원에서 소득주도 성장론이 나온다. 문재인정부는 이를 사람중심경제라고 부른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걸 전면적으로 수행한 국가가 없다. 정부가 성장정책을 써도 만들어지는 일자리 수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5년간 재정소요액이 178조인데 구체적인 재원 조달 플랜이 나와 있는 게 없다. 국민개세주의처럼 보편적 세원을 인상하는 방식을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은 신선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민간에서 일자리가 형성돼야 한다.

박영준=외교안보분야의 경우 대부분 이전 정부에서 전환되는 내용이 많은데, 이 때문에국내외적 반발이 나올 수 있다. 당장 남북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면 보수진영에서 퍼주기 비판이 나오고 국제적인 대북 제재와도 보조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협치가 중요하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각 당 대표들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듯이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서도 야당과 언론에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미중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끌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에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조치를 하거나 중국의 불필요한 간섭을 초래할 수 있는 부분은 신중해야 한다. 일본과도 항상 정권 초기에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나중에 가면 역사 논쟁으로 치우쳤는데, 우리가 추구하는 걸 하기 위해서 미중일과 갈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준한=문 대통령이 공약을 실행해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재정, 경제, 외교안보 상황도 좋지 않고 국회도 여소야대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선 순위를 잘 정하는 게 중요하다. 우선 각 당의 공통 공약부터 모아서 추진하면 야당의 협치를 유도하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는 청와대가 관여하지 말고 정책을 펴는 데 집중해야 한다. 내년 지방 선거가 문재인 정부 중간 평가 성격이 되면 자칫 선거 결과에 따라서 국정 운용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최병호= 선거 캠페인에서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을 당선 이후 금과옥조처럼 지켜야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공약들 중에는 상충하는 내용도 있고, 이행할 수 있는 것과 이행하기 어려운 공약들도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이를 분명히 규정한 뒤 지금 단계에서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말해주는 게 필요하다. 오늘 참석자 모두 문 대통령이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국민들에게도 성공한 대통령을 보고 싶어하는 갈증이 있다. 그런 정서를 볼 수 있는 게 문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 지지도가 78%나 나왔다. 이는 국민들의 염원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리=송용창기자 [email protected]








작성일 2018-01-16 17: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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